첫 사건을 수임할 때가 생각납니다.
드러내기 힘든 사생활과 마음까지 기꺼이 내어 보여주시는 의뢰인 앞에서
느꼈던 막중한 책임감은 18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늘 저를 바로 세워줍니다.
그 뒤로 두 분, 세 분... 천 분 이상의 의뢰인들을 만나고 도와드리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를 찾아오는 분들 대다수가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로 고통을 겪고 계시다는 것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처음’인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두렵고 낯선 ‘처음'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더욱이 이혼을 비롯한 가족 간 갈등과 분쟁은 그 자체로 엄청난 중압감을 줍니다.
낯선 법원에서 재판까지 받아야 한다면 그 부담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저희는 그러한 의뢰인 분들의 절실함과 현실의 무게를 알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표면적인 문제의 원인뿐만 아니라, 의뢰인을 둘러싼 제반 상황, 관계, 심정, 앞으로의 계획 등..
한 분 한 분의 고유한 삶을 이해하려 애쓰고, 어려움을 털고 가장 그분 답게 멋지게 살아가시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최선의 방법은 두꺼운 법전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가족갈등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고 갈등 관리 및 조정 전문가, 가족상담사, 건강가정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승소 뿐 아니라 의뢰인께서 하루빨리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의뢰인들과의 소중한 인연은 사건이 끝나도 이어집니다.
사건이 끝난 지 수개월, 수년이 흘러 다른 사건으로 연락을 주시거나 가까운 가족, 지인, 동료분들께 소개를 해 주시는 것은 물론,
법적인 문제가 없어도 명절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금 되새깁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저의 존재 이유에 대해.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삶의 도약을 꿈꾸는 분들의 고단한 여정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표 변호사 김수연